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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 시대,『전통적인 한국인의 가치관과 현대적인 경제시스템의 조화 : K근무제도, K임금제도,K정년제도』

칼럼 (김성현 자화전자(노무팀장)

우(김성현 구미 자화전자㈜ 노사협력팀장, 일자리창출 유공 ‘대통령 표창’)2024,9.5일

193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펄 벅 여사는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경주의 한 농촌 마을에서 잊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했다. 한 농부가 황혼 무렵 지게에 볏단을 지고, 소달구지는 짐을 싣고 천천히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펄 벅은 농부에게 다가가 왜 소달구지에 타지 않고 힘들게 짐을 따로 지고 가느냐고 물었을 때, 농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소도 하루 종일 일했으니, 짐을 나누어 져야 지요.” 이 대답은 그녀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펄 벅은 고국으로 돌아가 그 장면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기억하게 되었다.
 
이 이야기 속에는 한국인의 자연과 사람, 그리고 노동에 대한 깊은 배려와 공감이 담겨 있다.
이러한 정신은 오늘날에도 한국인의 국민성, 즉 열정, 근면, 그리고 배려에서 잘 드러나며, 한국 사회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가치관은 자연과 인간, 사회를 하나로 보는 이상주의적이며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한국인의 기본적인 심성에서도 나타난다. 벼농사를 계속 지으면 땅심이 떨어진다. 땅심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볏짚 주기, 논갈이와 소똥을 함께 주어 지속가능한 농사법과 까치밥처럼 마지막 열매를 남겨 자연의 생명과 함께 나누려는 마음, 그리고 뜨거운 물을 버리지 않고 식힌 뒤 에야 물길로 흘려 보내는 배려는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중요시하는 한국인의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현대의 자본주의와 시장경제는 한국인의 이러한 배려와 공동체 의식을 점차 위협하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제도와 주당 근무시간 제한이라는 제도적 요소들은 한국 사회 내에서 새로운 모순을 일으키고 있다. 자본주의는 효율성과 이윤을 중시하지만, 그 과정에서 부의 불평등한 분배, 물질만능주의, 절대 빈곤, 실업 등의 부작용을 심화시키고 있다. 최저임금 제도는 노동자를 보호하고자 만들어졌지만, 오히려 고용 감소와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을 증가시키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 주당 근무시간 제한 역시 노동자의 건강과 워라벨(Work-Life Balance)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되었으나, 실제로는 업무량 집중, 비정규직 노동자의 불안정한 고용 상태 등을 초래하며 오히려 노동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
 
자본주의와 최저임금, 근로시간 제한의 패러독스
현대 한국 사회에서 최저임금제와 주당 근무시간 제한은 필수적인 노동자의 권리로 자리 잡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다양한 모순과 문제가 존재한다.
첫째, 최저임금 제도는 노동자의 생계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지만, 실제로는 소규모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에게 큰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며, 이로 인해 고용 감소나 가격 인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노동자의 생계를 보호하려는 제도가 오히려 고용 기회를 줄이고, 가격 상승으로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증가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주당 근무시간 제한은 노동자의 건강과 삶의 질을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도입되었지만, 현실에서는 주어진 시간 내에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압박감이 커지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제한된 근로시간으로 인해 경제적 불안정에 시달리는 상황에 놓여 있다.
즉, 제도의 본래 목적과는 달리, 노동자들은 더 큰 스트레스와 불안 속에서 일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정년 제도의 패러독스와 새로운 변화의 필요성
그리고 능력이 지위를 결정하는 현대 사회에서, 정년근무제는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과거에는 연령에 따른 정년이 노동자의 보호 장치로 기능했지만, 오늘날에는 오히려 인재의 능력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고령 노동자들의 직무 만족과 워라벨,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정년근무제를 폐지하고, 개인의 능력과 성과에 따라 유연하게 근로시간과 임금을 조정하여 능력 있는 고령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유연 근무 및 임금제’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사회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세대 간 갈등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기업들은 연령에 구애 받지 않고 노동자의 능력과 경험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고용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한국적 가치와 지속 가능한 발전
한국 사회는 과거에 자연과 사람을 하나로 생각하며 살아왔다. 현재 한국은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 이면에는 자본주의의 모순과 시장 경제의 부작용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인의 전통적인 가치관, 즉 배려, 공동체 의식,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철학을 현대 사회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저임금 제도와 주당 근무시간 제한의 모순을 극복하고, 정년 제도의 폐지와 유연한 노동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ESG 경영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한국의 전통적 가치를 현대 자본주의에 접목시킴으로써 보다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이러한 제안은 단순히 한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적으로도 유의미한 기여를 할 수 있는 중요한 실천 방안이다. 한국적 가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경제 모델은 전 세계의 자본주의 체제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더 이상 현재의 모순을 방치할 수 없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하여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칼럼: 김성현(자화전자 노무팀장)

y저널 뉴스(ymedia@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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