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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박가네왕갈비찜 :: 중독성 있는 갈비찜

사에 게시판이 하나 있다. 물론 회사 사람들만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자유롭게 토론, 질문, 상담 등을 하는 소소한 공간이다. 그곳에 가끔 구미 맛집을 질문하시는 분들이 있다. 어차피 익명 게시판이기는 하지만 댓글을 달지는 않는다. 대신 달리는 댓글들을 보면서 내가 안 가본 곳이 있는지 찾아본다.

​구미 맛집을 묻는 글에 자주 언급되는 집들이 몇 군데 있다. 그중에서도 빠지지 않는 곳이 바로 ‘박가네 왕 갈비찜’이라는 가게였다. 신입사원 때부터 알게 된 곳이지만 그동안 안 가고 있던 이유가 있다. 집에서도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은 웬만하면 사 먹지 말자는 지론 때문이다. 나에게는 갈비찜이 그런 음식 중 하나다. 어머니도, 권줌마도 갈비찜을 참 잘 만든다.

​그래서 여태 가지 않다가.. 활동 반경을 조금 넓히기 위해 회사 사람들과 다녀오기로 했다.

6년을 고민하다가 찾은 곳.

평일 점심시간에 도착했다. 따로 예약을 하지는 않았다. 무슨 자신감이었는지 모르겠다. 더 재밌는 건 영업하는지 확인 전화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게에 도착해보니 이미 만석이다. 대기를 해야만 했다. 시간은 12시가 채 되기도 전이었다.

메뉴는 소갈비찜 단 하나뿐이다. 1인분에 13,000원이라는 가격이다. 공깃밥이 별도이기 때문에 14,000원이라고 보는 게 맞을 거 같다. 밥 없이 찜만 먹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소’ 갈비찜 치고는 저렴한 가격이다. 수입산 소고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능한 가격이다. 소고기는 뉴질랜드산을 사용한다고 한다. 왜 호주산이 아니고 뉴질랜드일까?

12시 이전의 상황. 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약 15분 정도의 대기를 거쳐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앉자마자 집게와 가위를 네 개나 갖다 준다. 쉽게 보기 힘든 광경이다.

고추도 사람 수대로 내어준다.

반찬들도 내어주는데 생각보다 다양하다. 김치는 중국산. 싼 가격에는 다 이유가 있다. 하지만 저렴하고 푸짐하면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진다.

밥 상태가 생각보다 더 준수해서 조금 놀랐다.

잠시 뒤에 인당 하나씩 국물을 내어준다. 이곳을 자주 왔던 일행의 말로는 조미료 냄새 가득한데 마약같이 계속 들어가는 국이라고 한다. 떠먹어보니 갈비탕 국물인데.. 뭔가 새롭다. 소갈비를 처음 익힐 때 나온 국물에 추가로 양념을 했다. 후추를 굉장히 많이 넣어서 쿡쿡 찔러온다. 일행의 말대로 처음에는 이게 뭐지 싶은데 나도 모르게 계속 퍼먹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따라 나오는 이 집의 갈비찜. 그렇게도 궁금했던 음식이다. 역시나 구미답게 고춧가루와 마늘의 사용이 돋보인다. 대구의 유명한 음식인 동인동 갈비찜에 비하면 조금은 가벼워 보인다. 4인분치고 양은 조금 적은 거 같기도 하고..

이렇게 한 상이 차려진다.

적당히 맵고, 적당히 짜고, 적당히 달다. 어떤 특정 맛이 과하지 않고 무난하게 입안에서 어우러진다. 마늘의 향이 조금 튀기는 하지만 많이 거슬리지는 않는다. 살과 뼈는 잘 분리가 돼서 먹기가 편하다. 양념이 가볍지는 않아서 밥과 먹으면 아주 잘 어울린다.

​이 집이 구미를 대표하는 식당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왜 인기가 많은지는 확실히 알 수 있었던 한 끼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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