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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가족센터 ‘다문화가족 교류소통사업’ 활발

(다문화 가족 교류 소통공간) 구미시가족센터 사진제공

[y저널뉴스 김수경]

한국 사회는 이제 ‘다문화 사회’라는 표현이 낯설지 않다. 그러나 정작 다문화 가족이 지역사회 안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그 곁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이 부족하다. 언어 장벽, 문화 차이, 주변의 편견과 고립감은 결혼이민자들이 한국에서 겪는 현실적인 문제이자, 지역사회 차원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구미시가족센터가 올해 3월부터 운영 중인 ‘다문화가족 교류소통사업’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다문화 가족을 ‘도움이 필요한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스스로 문화의 주체가 되어 소통하고 성장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센터의 교류소통 공간에서는 만국기 팔찌 만들기, 각국 전통문화 체험 등 작은 활동이 매일같이 이어진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체험 프로그램이지만,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은 고립감을 줄이고 마음의 문을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문화의 차이는 종종 마음의 거리를 만든다. 그러나 직접 손을 움직이며 함께 웃고 대화를 나누는 순간, 그 거리는 놀라울 만큼 좁혀진다.

눈에 띄는 변화는 국가별 자조모임에서도 나타난다. 같은 국가 출신의 결혼이민자들이 모여 음식을 만들고, 아이들 교육 정보를 공유하고, 한국 생활의 어려움을 털어놓는 시간은 지지와 공감의 울타리가 된다. 한 참여자는 “고향 음식을 함께 만들며 마음이 편해졌고, 친구가 생겨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 말은 센터의 역할이 단순한 프로그램 제공을 넘어 삶을 지탱하는 연결망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결혼이민자가 직접 강사가 되어 지역사회에 다문화 감수성을 전하는 ‘다문화 이해교육’은 의미가 크다. 교육 대상인 아이들과 주민뿐 아니라, 강사로 활동하는 이민자 자신에게도 자존감을 회복하고 사회적 역할을 갖게 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찾아가는 이해교육에서 학생들이 “다른 나라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고 말하는 변화는, 편견을 없애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만남’임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다문화 사회의 진정한 성장은 정책의 양적 확대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연결하는 경험의 축적에서 시작된다. 구미시가족센터의 교류소통사업이 지역에서 의미 있게 작동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프로그램은 거창한 구호 대신, ‘함께 만드는 팔찌’, ‘같이 끓이는 음식’, ‘자국 문화를 소개하는 수업’ 등 소소하지만 강력한 소통의 방식을 선택했다.

도근희 구미시가족센터장은 “다문화가족이 지역사회에서 행복한 시민으로 정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이들이 더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이 확장된다면, 구미는 단순히 다문화 인구가 많은 도시가 아니라 문화 다양성을 품은 도시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다문화 가족은 우리 사회의 변두리가 아니라, 이미 우리의 이웃이며 공동체 구성원이다. 서로 다른 문화를 잇는 다리는 거창한 정책이 아니라, 결국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소통의 공간에서 시작된다. 구미시가족센터의 실험이 지역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y전널뉴스 김수경(ymedia@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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