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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비관이 아니었다… 또래 폭력에 짓눌린 16세의 죽음”

처음엔 ‘가난을 비관한 청소년의 극단적 선택’으로 정리됐던 사건이었다.
그러나 3개월 뒤, 전혀 다른 진실이 드러났다.
그 죽음의 배경에는 또래에 의한 잔혹한 괴롭힘과 착취, 그리고 이를 막아내지 못한 사회의 방치가 있었다.

경북 안동경찰서에 따르면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지난 15일 폭행·협박·공갈·감금 혐의로 A군(17)을 구속기소 했다.
A군은 지난 8월 19일 안동시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숨진 채 발견된 B군(16)을 수개월간 지속적으로 괴롭혀 온 가해자였다.

B군은 할머니와 단둘이 살며 치킨 배달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책임지던 청소년이었다.
경찰은 처음에 그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하지만 장례식장에서 친구들의 증언이 나오며 상황은 급변했다.
“B군은 선배에게 협박과 구타를 당해왔다”는 말들이 이어진 것이다.

재수사 결과, A군은 올해 7월 B군에게 중고로 70만 원에 구입한 125cc 오토바이를 140만 원에 강제로 떠넘겼다.
B군은 배달 일을 하며 140만 원을 분할 납부했지만, A군은 “입금이 늦었다”며 연체료까지 요구했다.

폭력은 돈에서 멈추지 않았다.
A군은 B군을 모텔에 감금한 채 폭행했고, 오토바이 값 명목으로 총 500만 원을 뜯어냈다. 그럼에도 오토바이 명의는 끝내 넘겨주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8월 17일, 누군가가 B군을 무면허 운전으로 신고하면서 그의 생계 수단마저 위태로워졌다. 배달 일을 하지 못하면 생활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B군은 숨지기 전 여자친구에게
할머니에게 미안하다고 전해 달라”는 말을 남겼다.

그날, A군은 자신의 명의로 돼 있던 오토바이를 경찰로부터 돌려받은 뒤 제삼자에게 170만 원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3개월간의 재수사 끝에 A군을 구속 송치했다.

A군과 B군은 모두 학교를 중퇴한 청소년이었다.
사회에서 일하며 만났지만, 보호자도, 학교도, 제도적 안전망도 없는 공간에서 힘의 논리는 그대로 작동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개인 비극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학교 폭력은 교실 안에서만 벌어지지 않습니다.
학교 밖 청소년일수록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고, 또래 간 착취와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큽니다.”

또 다른 16세가 같은 선택을 하지 않게 하려면,
학폭의 정의를 넓히고, 학교 밖 청소년을 보호하는 실질적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Y저널뉴스 김수경 (ymedia@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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