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북도교육청 감사관(현 행정과)에 근무 중인 (김철우) 32세는 학교 현장을 점검하던 중, 옥상에 설치된 이동통신 안테나 앞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되었다..
“저 안테나 장비는 뭐지?” 전기료는 누가 내고 있지?”
아주 사소한 질문이었다. 그러나 이 작은 의문은 수억 원의 교육재정을 되살리고, 전국 공공기관으로 확산하는 변화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사건의 시작은 특별하지 않았다. 감사 업무로 학교를 점검하던 중 무심코 올려다본 옥상 안테나였다.
확인 결과, 해당 장비는 이동통신 3사(KT·LGU+·SKT)가 설치·운영하는 이동통신 “중계기”였다.
전파 음영지역 해소를 위해 설치된 장비로, 24시간 상시 전력을 소비한다. 원칙적으로 이 전기사용료는 통신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지만. 현실은 달랐다.
조사 결과, 경북교육청 소속 194개 학교·기관이 10년 이상 중계기 전기사용료를 통신사 대신 전액 부담하고 있었다.
통신사는 별다른 비용 없이 전력을 사용했고, 학교는 그 사실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전기요금을 내고 있었다.
김 감사관은 이 상황을 단순한 실수로 보지 않았다.
“이건 특정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일 수 있다.”라고 의심했다.
곧바로 전 기관 전수조사에 나섰다. 이동통신무선국 찾기 시스템 활용 전력량계 연결 상태분석 학교 옥상·지하 전기실 현장 조사를 했다.
학교 업무로 바쁜 와중에도 학교·기관 현장 담당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이어졌다. 현장의 주무관들은 건물 곳곳을 직접 확인하며 “중계기” 설치 현황과 전력 사용 실태를 하나하나 점검했다.
전수조사 결과는 대단했다. 2007년 최초 설치 이후, 매년 약 1억 원 규모의 전기사용료가 교육재정에서 누수되고 있었고, 통신 사는 사실상 무단으로 전기를 사용해 온 셈이었다.
김 감사관은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2013년 관련 지침의 한계를 분석했다. 통신 요금을 내면서 동시에 전기사용료까지 부담하는 ‘이중 부담 구조’가 문제의 핵심임을 밝혀냈다.
경북교육청은 이를 근거로 통신 3사와 협의를 진행했고, 그 결과 최근 5년간 미납된 “중계기” 전기사용료 약 3억 원을 소급 징수했다.
또한, 전력 모자 분리로 재발 구조 차단 중계기 운영·비용 부담 주체 명확화 상시 점검 체계 구축으로 확보된 예산은 학생 복지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교육재정으로 활용될 수 있게 됐다.
이 사례로 2025년 11월 4일 경북교육청은 16개 시도교육청에 공식 사례공유 공문을 발송했다. 이후 감사원 특별조사국의 실태조사 문의가 이어졌고, 여러 시도교육청이 실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현재 경남교육청은 조사 진행 중이며, 울산·충북·광주·전남·전북교육청은 조사 착수를 준비하고 있다. 전국 교육기관 기준으로만 계산해도 연간 약 11억 원의 교육재정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공공기관·대학병원 등으로 확산하면 100억 원 이상 절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사례의 또 다른 주인공은 조직이다. 선후배들의 조언, 동료들의 협업, 그리고 국장·과장의 신뢰와 결단이 없었다면 관행을 깨는 일은 불가능했다. 거대 통신기업의 잘못을 바로잡고, 보이지 않게 새던 공공의 돈을 지켜낸 능동적 공무원의 현장 탐구 기반으로 조직이 키운 적극 행정이 아주 작은 질문 하나가 이렇게 이어지게 되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이번 사례는 현장을 세심하게 살핀 한 공무원의 작은 질문이 수억 원의 교육재정을 지켜낸 적극 행정의 모범 사례”라며, “관행처럼 여겨지던 문제를 끝까지 확인하고 구조적으로 개선한 김철우 감사관과 이를 뒷받침한 조직의 협업은 경북교육이 지향하는 책임행정과 공공가치 실현의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어 “확보된 재원은 학생 복지와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쓰이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감사와 선행·우수공무원이 존중받는 공직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라고 강조했다.
(A학교 행정실 관계자)는
“그동안 중계기 전기요금이 왜 이렇게 많이 나오는지 의문은 있었지만, 통신사 장비라는 인식 자체가 없었다”라며 “당연히 학교가 부담하는 비용인 줄 알았던 관행을 바로잡아 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른 시설 담당 주무관)은
“전기실까지 함께 내려가 계량기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감사관의 모습에 오히려 우리가 더 긴장했다”라며 “감사는 지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함께 문제를 찾는 과정이라는 걸 체감했다”고 말했다.
(경북교육청) 내부에서도 반응은 빠르게 확산했다.
동료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현장을 제대로 보면 예산이 보인다.”,
“작은 질문 하나가 이렇게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발명은 연구실이 아니라, 생활 속에 있다”라는 말처럼 그의 질문은 오늘도 조용히 공공의 가치와 전국 곳곳에서 또 다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y저널뉴스 김수경(ymedia@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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